목돈이 급하거나 청약을 포기하는 마음이 들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청약통장입니다. 해지 자체는 앱에서 3분이면 끝나지만, 해지 버튼을 누르는 순간 가입기간과 납입횟수는 0으로 초기화되고 경우에 따라 그동안 받은 소득공제까지 토해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해지로 실제로 잃는 것, 붙는 이자, 은행별 절차, 당첨 후나 자녀 통장처럼 헷갈리는 상황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해지하면 사라지는 건 잔액이 아니라 '기간'과 '횟수'
돈은 그대로 돌려받습니다. 문제는 숫자로 안 보이는 자산입니다.
청약 당첨을 가르는 건 가입기간과 납입인정횟수인데, 해지하면 둘 다 리셋됩니다. 재가입해도 그날부터 다시 1개월, 1회차입니다. 10년 넣은 통장을 깨면 10년치 순위를 버리는 셈입니다. 특히 공공분양 일반공급은 납입인정금액 순으로 당첨자를 가르기 때문에, 오래 넣은 통장일수록 복구가 불가능합니다.
한 가지 예외는 '해지'가 아니라 '전환'입니다. 일반 주택청약종합저축을 쓰다가 나이·소득 요건을 채워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으로 상품만 바꾸는 경우, 기존 가입기간과 납입횟수가 그대로 승계됩니다. 청년통장으로 갈아타고 싶다면 해지 후 신규가 아니라 반드시 전환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이 부분에서 실수가 가장 많습니다.
소득공제를 받아왔다면 6.6%를 다시 낼 수 있다
무주택 세대주로 연말정산에서 청약통장 소득공제를 받아온 사람이라면 계산이 하나 더 붙습니다.

가입일로부터 5년 이내에 해지하면, 공제 대상이 됐던 납입액(연 300만 원 한도) 누계액의 6%에 지방소득세를 더한 6.6%가 추징세액으로 부과됩니다. 예를 들어 3년간 연 240만 원씩, 총 720만 원을 공제 대상으로 넣었다면 약 47만 원이 추징됩니다. 국민주택규모(전용 85㎡) 이하 주택에 당첨돼 해지하거나, 사망·해외이주 등 법령상 예외 사유라면 추징하지 않습니다.
가입 5년만 지나면 이 추징은 없습니다. 4년 11개월째라면 몇 달만 버티는 게 이득입니다.
해지 이자는 가입기간에 따라 갈린다
청약통장은 만기가 없어서 해지 시점의 가입기간별 금리로 이자를 정산합니다.
| 가입기간 | 적용 금리(세전) |
|---|---|
| 1개월 이내 | 무이자 |
| 1개월 초과 ~ 1년 미만 | 연 2.3% |
| 1년 이상 ~ 2년 미만 | 연 2.8% |
| 2년 이상 | 연 3.1% |
금리는 정부 기금운용계획에 따라 바뀌고, 변경되면 기존 가입자에게도 변경일부터 적용됩니다. 실제 해지 전 금리는 청약홈(https://www.applyhome.co.kr) 또는 가입 은행에서 확인하세요. 이자소득세 15.4%는 원천징수되며,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 등 우대금리 상품은 요건을 충족한 기간에 한해 더 높은 이율이 적용됩니다.
은행 앱으로 되는 경우, 창구를 가야 하는 경우
국민·농협·우리·하나·신한·기업은행 모두 모바일 앱에서 비대면 해지가 됩니다. 메뉴 이름은 은행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흐름은 같습니다.

- 은행 앱 로그인 후 전체계좌조회에서 청약통장 선택
- 계좌 상세 화면에서 '해지' 또는 '계좌해지' 진입
- 해지 사유 선택, 입금받을 본인 명의 계좌 지정
- 출금 비밀번호 및 인증서·간편비밀번호로 인증
준비물은 사실상 없고, 5분이면 끝납니다. 다만 아래 경우는 영업점을 가야 하는 일이 많습니다.
- 청약에 당첨돼 계약까지 마친 뒤 해지하는 경우
- 청약통장 담보대출이 걸려 있는 경우(먼저 상환해야 해지 가능)
- 미성년 자녀 명의 통장, 압류·질권설정 등 제한이 걸린 통장
- 청년우대형·청년주택드림 등 서류로 요건을 확인한 상품
자녀 통장은 법정대리인이 신분증, 가족관계증명서, 통장·인감(또는 서명)을 들고 방문해야 하고, 은행마다 요구 서류가 조금씩 다릅니다. 미리 전화로 확인하고 가는 편이 낫습니다.
당첨 후 해지는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당첨돼서 계약까지 마쳤다면 그 통장은 재당첨 제한 등으로 사실상 효력을 잃습니다. 이때는 해지해도 잃을 게 없고, 국민주택규모 이하 당첨이면 소득공제 추징도 없습니다.
다만 계약 전이라면 해지하지 마세요. 계약 포기나 부적격 판정으로 당첨이 취소될 수 있는데, 통장을 이미 깨버렸으면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잔금까지 치르고 나서 정리해도 늦지 않습니다.
해지 말고 쓸 수 있는 방법
급전 때문이라면 해지 전에 두 가지를 먼저 보세요.

첫째, 청약통장 담보대출입니다. 예금 잔액의 일정 비율까지 빌릴 수 있고 통장은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대출금리가 통장 금리보다 높긴 하지만, 몇 달 쓸 돈이라면 가입기간을 통째로 버리는 것보다 대부분 유리합니다.
둘째, 납입 중단입니다. 청약통장은 몇 달 안 넣어도 자동 해지되지 않습니다. 여유가 없으면 월 2만 원만 넣거나 아예 쉬었다가 나중에 미납분을 채워 넣어도 가입기간은 계속 쌓입니다. 통장을 깰 이유가 '돈을 못 넣어서'라면, 그건 해지 사유가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청약통장 해지 후 재가입하면 예전 가입기간이 인정되나요?
A. 인정되지 않습니다. 해지하는 순간 가입기간과 납입인정횟수가 초기화되고, 재가입하면 그날부터 1개월·1회차로 다시 시작합니다.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으로 바꾸려는 것이라면 해지가 아니라 상품 전환으로 신청해야 기존 실적이 승계됩니다.
Q.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받았는데 해지하면 얼마를 추징당하나요?
A. 가입일로부터 5년 이내 해지라면 공제 대상 납입액(연 300만 원 한도) 누계액의 6.6%를 추징합니다. 5년이 지났거나 전용 85㎡ 이하 주택에 당첨돼 해지하는 경우에는 추징되지 않습니다.
Q. 청약통장 해지는 은행 앱으로 바로 되나요?
A. 국민·농협·우리·하나·신한·기업은행 모두 앱에서 계좌 선택 후 해지 메뉴로 진행할 수 있고 보통 5분이면 끝납니다. 다만 당첨 계약 후 해지, 담보대출이 걸린 통장, 미성년 자녀 명의 통장은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갖춰 영업점을 방문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약통장 해지는 돈을 찾는 일이 아니라 쌓아둔 가입기간과 순위를 버리는 일이므로, 5년 경과 여부와 소득공제 추징액을 먼저 계산하고 담보대출·납입 중단 같은 대안을 확인한 뒤에 결정하세요.